바이오산업이 미래 글로벌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우리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미래성장동력 중에 바이오 분야가 포함시킨 것은 이 같은 이유로 당연하다 하겠다.

유비퀴터스기술과 나노기술의 접목 및 융합, 단백질 신약의 개발, 의료기기 산업의 육성, 의료서비스 산업의 발전 등등이 몇 주 전 발표된 바이오분야 신성장동력 산업의 구체적인 소제목들이다. 이들 모두는 향후 5-10년 내에 바이오산업의 주력으로 성장가능성이 큰 분야들이다. 아쉬운 부분은 이들 소제목들이 어울려서 만들어낼 미래 바이오경제의 핵심 뼈대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해봤으면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미래 바이오경제를 준비하는 기업들과 정부의 조정력을 강화시키고 투자 효율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최근까지도 우리 바이오산업 기초 R&D 투자의 목적은 품목당 연매출액이 10조 원이 넘는 거대제품을 개발해 전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이었다. 소위 글로벌 신약개발 전략이었다. 연구자들도 그랬고 정부 정책입안자들의 생각도 그러했다.

하지만 글로벌 신약의 개발에는 평균 1조 원의 연구개발비와 6-10년이란 기간이 소요된다. 평균이긴 하지만 매년 1천 억 가까운 금액을 한 품목개발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국내 5대 제약사 평균 연구개발비가 연 300억 가량임과 국외시장 마케팅력의 한계를 감안해 우리제약사가 글로벌 신약을 개발해 전세계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또한 다국적 제약사마저 기존 제품의 특허 만료 후 이를 대체할 대형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형제품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모델을 모색하고 현실을 고려할 때 대형 글로벌신약개발을 한국바이오산업의 육성목표로 삼는 데는 큰 의문부호가 붙기 시작한다.

글로벌 제약업계는 전세계적인 약가 인하 압력, 제네릭 제품의 시장 점유율 확대, 대형제품의 특허만료, 후속제품의 부족, 높아진 안전성 기준에 따른 신약개발 위험도 증가 등에 따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발생한 질환의 치료제의 개념이 아닌 인간의 웰빙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 

생명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질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질환을 진단하고 처치할 수 있는 기술적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건강기능식품 등의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인간유전체 분석에 바탕을 둔 약물유전체학의 빠른 발전으로 인해 관련 정보를 활용한 진단방법과 맞춤의약의 개발이 활성화 되고 있고,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의료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다국적 기업들이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질환이 발생한 환자만을 치료하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건강할 때와 아플 때를 모두 포함한 총체적인 웰빙관리를 해주는 것으로 바이오기업들의 사업모델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관련 기술의 융합뿐만 아니라 의료와 제약의 경계선의 불분명화, 개인의 유전정보를 이용한 서비스제공을 위한 의료,웰빙 포털의 등장 등도 예상이 된다.  이러한 바이오산업의 외연확대가 예상됨으로 인해 미래 경제는 바이오경제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 중에서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 분야가 인간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맞춤의약의 개발이다.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신약개발의 기간과 비용을 현저히 줄이고 환자를 세분화해 선택적으로 치료함으로써 안정성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러한 기술집약적인 맞춤의약은 자본과 글로벌 마케팅력이 취약한 우리나라 바이오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발달된 IT 산업, 바이오 기초 연구개발의 토대확보 등 미래 바이오경제 시대를 대비할 우리의 기초체력은 선진국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가 선진국 바이오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육성 정책이 기초 연구개발지원에서 사업화 지원으로 옮겨가고 있는 지금 이번 바이오산업 신성장동력 추진에 있어서는 바이오산업변화 트렌드의 면밀한 분석과 이에 따른 미래 바이오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가지고 오늘 추진하는 정책 하나하나가 그 청사진의 어느 부분을 차지하는 지를 좀 더 고민해 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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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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